정치평론/홍준일 논객

[홍준일의 펀치펀치] 문재인 2선 후퇴가 답(答)이다!

세널리 2015. 12. 2.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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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지도부 내세워 야당 분열 멈춰야
- ‘문-안-박 연대’ 광주선언 분열의 시작 신호탄








제1야당 새정치연합이 끝없이 표류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국민은 차기 대선, 총선 모두 야권이 승리하길 희망한다는 의견이 높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교과서 추진에도 과반 이상이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제1야당 새정치연합에 대한 국민 지지는 새누리당 정당지지도의 절반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문재인대표가 11월 18일 광주에서 문-안-박 연대를 통해 공동지도부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문재인 대표는 끊임없이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문재인 대표의 사퇴 논란은 이미 올해 2월 8일 전당대회 이전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새정치연합 전당대회는 빅3(문재인, 박지원, 정세균)의 불출마론이 거세게 일었다. 그 이유는 첫째, 문재인-박지원 대결구도가 당을 극한 분열로 몰아갈 수 있다는 점이며, 둘째, 대선후보가 당대표에 나서서 당권과 대권을 모두 독점하는 것도 당을 분열로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마지막으로 당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인물과 리더를 발굴하고 육성하여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되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문재인은 당대표에 나서고 말았다. 결국, 예상했던 대로 전당대회는 문재인과 박지원으로 양분되었고 문재인이 미세한 차이로 당대표에 당선되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문재인 대표는 시작부터 끊임없는 대립과 갈등의 연속이었고, 문재인 지도체제는 ‘식물지도부’라는 최악의 평가를 받았다. 설상가장 문재인 대표가 지휘한 4.29재보궐선거는 하나도 승리하지 못하고 전패하는 참사를 만들었다.

당은 극도의 분열적 상황인데, 문재인 대표가 지휘한 4.29재보궐선거마져 전패했으니 문재인 책임론은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그런데, 문재인 대표는 재보궐선거 패배에 대한 대국민사과와 수습과정에서 당 내외부 모두에게 납득할 수 없는 태도를 보였다. 문재인 대표 스스로 무덤을 판 것이다. 그때부터 ‘문재인 대표 사퇴론’은 쉬지 않고 제기되었다. 최근에는 10.28재보궐선거 패배와 호남 민심의 급격한 이반으로 극점에 이르고 있다.

그동안 새정치연합 당 내부는 ‘문재인 지도체제’를 대체할 다양한 방안이 제시되었다. 첫째, 문재인 대표가 물러나고 비상대책위를 꾸리는 방안, 둘째, 임시지도부 혹은 조기 총선 선대위를 구성하는 방안, 셋째, 야권 전체의 대통합을 위한 통합전당대회 등이다.

우선 ‘비상대책위’는 지도부의 공백상황을 대체하기 위해 구성되기 때문에 사실상 문재인 대표의 사퇴가 전제되어 있다. 하지만 임시지도부와 조기선대위는 정치적 타협의 산물이기 때문에 문재인 대표의 사퇴여부와 관계없이 다양한 시나라오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문재인 대표가 사퇴하는 경우와 사퇴하지 않는 경우, 새로운 지도부에 참여하는 경우와 참여하지 않는 경우 등 다양한 형태가 가능하다. 마지막 통합전당대회는 야권 전체의 대통합을 전제하기 때문에 결국 문재인대표의 사퇴가 전제되어 있다.

지금까지 새정치연합 당내 논의가 복잡하게 전개되었지만 중요한 관건은 문재인 대표가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는가, 아니면 계속 유지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되었다. 하지만 11월 18일 광주에서 문재인 대표가 발표한 ‘문-안-박 연대’는 이상의 당내 논의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버렸다. 바로 문재인대표의 기득권을 유지하고 확장하는 방향으로 간 것이다.

‘문-안-박 연대’의 내용을 살펴보면, 문재인 대표가 공개적으론 당대표의 권한을 나누고 세 사람이 합의하여 당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상은 문재인대표의 사퇴론을 잠재우고, 자신의 힘을 확장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박원순 시장은 현역 서울시장으로 차기 총선 상황에서 그 어떠한 활동도 제한된다. 안철수 전 대표는 그동안 자신의 혁신안을 공개 제안하며 문재인 대표의 답변을 요구했지만, 문재인대표가 단 한 번도 화답을 한 적이 없다고 공개 비판했다. 그리고 광주의 제안에서도 그 화답이 없었으니 이 제안을 수용할 리 없다.

지금 상황을 보다 정확하고 냉정하게 보면 문재인 대표는 자신을 중심으로 다음 총선을 치르고 싶은 강력한 집념이 있다. 누가 보아도 ‘문-안-박 연대’는 문재인 대표가 중심이 되는 새로운 지도체제다. 하지만 최고위원도 선출된 지도부인데 자신은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고, 다른 지도부는 자신이 해산하는 독선적 제안을 했다. 아마 지금의 최고위원체제보다 ‘문-안-박 연대’가 더 효율적이고 간단할 수 있다는 판단인 셈이다.

그러나, 박원순 시장은 현역시장으로서 적극적인 활동이 불가능하다. 그리고 안철수 전대표는 ‘문-안-박’ 공동지도부를 구성하는 순간 자신의 혁신안이 관철될 수 있다는 보장도 할 수 없다. ‘문-안-박 연대’의 모든 주도권은 문재인 대표에게 돌아간다. 문재인 대표는 안철수 전 대표가 이 제안을 받지 않는다면 또 다시 옹졸한 정치인으로 몰아세울 작정인 셈이다. 안철수전 대표 역시 이 상황을 그대로 방치하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 대표의 ‘문-안-박 연대’는 첫째, 당 내부에서 일고있는 ‘문재인 대표 사퇴론’을 잠재우고, 둘째, 안철수 등 당내 반대세력의 공세를 차단하려는 속셈이다. 결국, ‘문-안-박 연대’는 문재인 대표가 중심이 되어 다음 총선을 지휘하겠다는 강력한 선언이 된 셈이다. 달리 말하면 분열의 시작이다.

문재인 대표의 광주 선언은 야권을 분열로 몰아가는 첫 번째 선언이 되고 말았다. 문재인 대표가 당대표 취임 9개월 동안 진정 야권의 혁신과 통합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 지금 야권의 어두운 전망과 관련해 역사적 책임이 없는가? 지금의 상황에서 문재인 대표가 중심에 서는 것이 야권 승리의 관건인가? ‘총선에 패배하면 자신의 역할이 거기까지’라는 문재인대표의 답변으로 그 무거운 책임을 피해 갈 수 있는가?

문재인 대표는 지금이라도 2선후퇴를 결단하고 새로운 지도부를 세워야 한다. 그리고, 그 새로운 지도부가 보다 강력한 혁신과 통합을 추진할 수 있도록 버팀목 역할을 하면 된다. 그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문-안-박’이 연대하여 혁신과 통합을 견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나만이 할 수 있다는 독선과 고집이 87년 양김의 분열을 만들었고, 지난 대선에선 아름다운 단일화를 만들지 못했다. 지금은 내려놓아서 더 커지는 ‘대통합’을 선택해야 한다.  





<홍준일 조원씨앤아이 정치여론연구소장>
 

  
 

경희대학교 일반대 학원 정치학 석사
조원C&I 정치여론연구소 소장
노무현대통령 청와대 정무행정관
국회의원연구단체 한국적 제3의길 연구위원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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