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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상화 첫날, 상임위 곳곳 파행
정치권선 당분간 여야 강경 모드 유지 예상
입력 2024-06-25 16:07 | 신문게재 2024-06-26 4면
22대 국회가 개원한 지 약 1달 만인 25일 여야가 모처럼 참석해 국회 상임위원회가 정상 가동됐다. 하지만 상임위 활동이 정상화되자마자 파행이 벌어졌다. 향후에도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입법 드라이브를 건다면 여당은 힘없이 밀리고, 윤석열 대통령은 거부권 카드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이 이날 국회 법사위·과방위 등 상임위 전체회의에 참석하며 22대 국회 개원 이후 여야가 모두 참여한 첫 상임위가 진행됐다. 다만 상임위에서 여야 갈등이 벌어지며 파행이 일어났다.
우선 법사위에서는 개의 직후 국민의힘이 여당 간사를 선임할 절차가 필요하다며 항의했고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받아들이지 않자 고성이 오갔다. 이어 국민의힘이 의사진행발언을 하겠다고 하자 정 위원장이 인사말부터 하라면서 언성이 다시 높아졌고 개의 6분 만에 정회가 선포됐다.
법안 처리 과정에서도 잡음이 있었다.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바꾸는 내용이 담긴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과 의결 정족수를 현행 상임위원 2인에서 4인으로 늘리는 내용이 담긴 방통위설치법 개정안이 통과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해당 법안의 체계 자구를 심사하는 법안2소위로 넘겨 논의하자고 하자 정 위원장이 거부했다. 이후 정 위원장은 방송3법과 방통위법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반발하며 회의장을 나갔다.
국회 교통위에서는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대책 관련 청문회가 열렸지만 국민의힘은 불참했다. 국민의힘은 의사일정 관련해 조정이 필요하다며 청문회를 연기하자고 했지만 민주당 소속 맹성규 국토교통위원장은 청문회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맹 위원장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서 어렵게 마련된 오늘 자리는 일단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전날 7개 상임위원장을 수용하는 결정과 함께 등원을 결정하며 22대 국회가 개원 후 처음으로 사실상 정상화됐지만 원내 갈등은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이 정부·여당이 강력히 반대하는 채상병특검법을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고 라인야후 문제 등 각종 국정조사를 통해 압박하겠다고 하자 국민의힘은 원내투쟁으로 맞서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원내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히기 전 추경호 의원은 전날 “국민의힘은 민주당 폭주를 막기 위해 국회 등원을 결심했다”며 “이재명 방탄을 위한 민주당의 의회독재 저지를 위해 원내 투쟁을 본격화하고 더 처절하고 치열하게 싸우겠다”고 말했다.
게다가 국민의힘은 야당 주도로 통과된 법안은 지난 21대 국회처럼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서는 당분간 여야의 양보 없는 대결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홍준일 정치평론가는 “일단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런 흐름을 한동안은 멈추지 않고 계속 갈 것”이라며 “주도권을 잡았으니 법사위나 이런 걸 통해서 그동안 추진하려고 했던 특검을 포함해 민생 법안들의 처리 속도를 계속 낼 것”이라고 말했다. 홍 평론가는 채상병특검법 처리까지는 여야의 태세가 유지될 것으로 봤다.
그는 “민주당은 이 모드를 당분간 유지하면서 채상병특검 문제를 처리할 때까지 계속 강공 모드로 갈 것 같다”며 “다른 특검들도 있기는 하지만 지금 채상병특검법이 가장 이슈가 되고 있으니까 그게 국회 내에서 일단락이 나야 국회의 긴장된 상황도 전환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빈재욱 기자 binjaewook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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