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평론/홍준일 논객

송영길.추미애.김진표.박영선 당권 4인방 입체분석

세널리 2016. 5. 1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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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논란 끝에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8말9초에 열기로 결정했다. 차기 당권은 2017년 대선을 관리하는 막중한 자리이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따라서 더민주에서 거론되는 당권 후보에 대하여 각각 비교 분석하고 더민주 당권 향방을 전망해 본다.




- 2017 대선관리용 대표…‘킹메이커’ 막중

- 송영길, 추미애, 김진표, 박영선 장단점

더민주는 5월 4일 원내대표 선거에서 3선의 86그룹 대표주자인 우상호 의원을 선출했다. 우상호 원내대표의 선출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하나는 더민주 지도체제의 한 축이 50대 리더십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이다. 다른 하나는 더민주 내 운동권 세력이 지도체제 전면에 들어선 것이다. 이 두가지 모두 더민주의 입장에선 새로운 정치 실험이다.

이제 더민주는 8말9초에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 더민주는 우상호 원내대표와 함께 2017년 대선을 책임질 지도체제를 완성하는 것이다. 이 지도체제는 2017년 대선을 지휘할 막중한 권한과 책임이 있다. 더민주가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따라 2017년의 대선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더민주에서 거론되는 유력한 당 대표 후보는 4명 정도다. 우선 총선 이전부터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송영길 당선인부터 시작해 당 대표 후보군을 분석해본다.   


송영길, 당권 권력의지 가장 높지만…


송 당선인은 이미 지난 4.13총선에서 당 대표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2월 29일 인천시청 출마 기자회견에서 “계양에서 다시 힘을 모아주시면 총선 후 전당대회에 당 대표로 출마해 야권 혁신의 기수가 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4.13총선에서 당선된 후 김종인 지도체제의 연장을 둘러싼 논쟁에서도 전당대회 실시를 가장 강력하게 주장했다. 사실상 더민주에서 거론되는 당권 주자 중 가장 ‘권력의지’가 높다고 볼 수 있다.

송 당선자의 강점은 앞서 말했듯이 그 누구보다 당권에 대한 가장 강력한 권력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지도자에게 뺄 수 없는 덕목이 바로 권력의지이며, 권력의지가 높을수록 더 준비된 지도자가 될 수 있다. 그는 이미 지난 총선에서 인천계양 주민과 약속을 했고 당 대표 출마는 그 약속을 실천하는 과정이 된 것이다. 그는 인천계양에서 3선, 인천광역시장, 그리고 이번 20대 국회에서 4선 의원이 됐다.

4.13총선에서 인천은 야권  분열로 인해 더민주가 전멸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총 13석 중 더민주가 7석을 얻었다. 그 과정에서 송 당선인이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송 당선인은 6명의 인천 출신 당선인과도 지역을 근거지로 끈끈한 정치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그에겐 ‘인천’이란 튼튼한 지역 기반도 강점이 된다. 또한 더민주가 호남에서 고전하고 ‘호남 리더’가 부재한 상황에서 전남 고흥 출신인 송영길은 ‘호남 지도자론’도 강하게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약점은 당내에 뚜렷한 지지 세력이 없다는 점이다. 전당대회에서 표를 얻기 위해선 튼튼한 지원 세력이 반드시 필요한데 흔히 얘기하는 계파나 세력이 없어 보인다. 그의 입장을 살펴보면 원칙론에 가깝다. 김종인 체제나 문재인 전 대표 모두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는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에게 의존해 정권교체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비겁하고 초라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서도 “문재인 후보가 다시 대권 후보로 가면 필패할 것이다. 친노는 억울하겠지만 국민들이 이렇게 인식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과감한 비판을 서슴지 않고 있다. 따라서 현재 더민주가 김종인을 중심으로 ‘비문세력’이 결집하고, 문재인을 중심으로 ‘친문세력’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송 당선인이 독자행보를 할 경우 모든 세력을 잃을 수 있다.

그러나, 그에게도 기회요인은 있다. 더민주가 50대의 우상호 원내대표를 뽑았듯이 전면적인 세대교체와 새로운 정치실험을 하게 되면 송영길 카드는 위협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더민주가 ‘50대 기수론’과 같은 새로운 정치 흐름을 형성하며 ‘변화’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럴 경우 송영길-우상호 카드는 혁신적인 지도체제로 급부상할 수 있다.

그의 가장 큰 위협요인은 우상호 원내대표에 대한 반작용이다. 예를 들어 원내대표가 50대의 운동권 출신이 되었으니 당 대표는 중량감이 있고 운동권이 아닌 경제전문가나 중도적 인물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경우 송영길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


추미애, 가장 강력한 지원군 문재인


추미애 의원은 최근 의미심장한 기자회견을 했다. 지난 5월 1일 “호남 참패를 가져온 현 비대위(비상대책위) 체제를 유지한다는 것은 더민주의 심장인 호남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헌신해 달라는 요구가 있으면 거부하지 않겠다”며 당 대표 출마 의사도 강하게 밝혔다. 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왔지만 대부분의 중론은 ‘친문그룹’이 ‘추미애 카드’로 현 국면을 돌파하려 한다는 주장이다.

추 의원의 강점은 크게 두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호남을 포함하여 전통적인 민주당 세력에게 강력한 호소력을 지니고 있다. 이는 지난 새천년민주당이 열린우리당으로 분당될 때 그가 끝까지 민주당을 사수하면서 만들어졌다. 다른 하나는 2015년 새정치연합 전대에서 문재인을 도왔고 그 과정에서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문재인 지도체제에 참여했다.

그후 그는 줄곧 ‘친문그룹’과 함께 했으며 이번 전대 결정에서도 ‘친문그룹’의 입장을 가장 선두에서 설파했다. 따라서 ‘친문그룹’은 문재인이 호남과 전통적인 민주당 세력에게 비토 당하는 현실을 추미애 카드로 희석화하는 동시에 자신의 확실한 우군인 추미애를 차기 당권으로 미는 것이 대선행보에 유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추 의원이 이와 같은 역학관계를 이용해 ‘친문그룹’을 강력한 지원군으로 얻는다면 위력적인 후보가 될 수 있다.

그의 약점은 독자적인 세력이 아니라 ‘친문그룹’이라는 지원권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친문그룹’이 보기에 ‘추미애 카드’가 전대에서 승리카드가 될 수 없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교체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여성 최초 5선의 지역구 의원이란 관록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인 확장성이 있는지 의문이 드는 것도 약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추 의원에게도 기회요인은 있다. 현재 거론되는 당권 후보 중에 ‘친문그룹’이 지원할 수 있는 마땅한 후보가 보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추 의원이 ‘친문그룹’의 유일 대안이 될 경우 당내 가장 큰 세력을 지원군으로 얻는 것이다.

추 의원의 가장 큰 위협요인은 그가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참여한 것이다. 그가 당권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친문그룹’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이 점은 많은 한계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가 열린우리당에 가지 않고 새천년민주당을 지킨 것은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른 평가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 탄핵은 쉽게 해소될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친문그룹’ 입장에서 추 의원을 대신할 다른 당권 주자를 찾거나 다른 후보와 연합할 수 있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김진표, 중량감 있는 경제전문가


송영길 당선인, 추미애 의원과 함께 가장 출마 의지가 뚜렷한 김진표 당선인은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국무조정실장, 재정경제부 세제실장, 차관 등을 역임했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경제부총리, 교육부총리를 지낸 정치권의 대표적인 경제관료 출신으로 이제 4선의 중진의원이 되었다.

김 당선자의 강점 역시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누가 뭐라 해도 거론되는 후보 중엔 가장 연륜이 있는 동시에 더민주의 입장에선 희소한 정통 경제관료란 점이 돋보인다. 또한 정치적 성향도 중도적 이미지를 갖고 있어 당의 지지를 중도세력으로 확장하는 데 강점이 있다. 다른 하나는 당내 어떤 세력과도 연합할 수 있는 통합적인 이미지와 함께 86그룹과 달리 당내 중진의 경륜과 경험을 수용하는 안정감을 갖고 있다.

그의 약점은 4선의 중진의원임에도 불구하고 당내 존재감이 약하다는 평가다. 다시 말해 2017년 대선 정국을 돌파할 수 있는 강한 리더십이 엿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당내 지지 세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때 범친노로서 정세균계로 분류되기도 했으나 지금도 그렇게 규정하긴 어려워 보인다. 결국 김진표는 당내 세력화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최근 김종인 대표와의 연합설이 솔솔 나오고 있다.

김 의원에게도 기회요인은 있다. 그는 최근 전당대회 실시 여부를 두고 “김 대표는 우리 당에 온 지 아직 두 달 남짓밖에 안 됐다. 두 달밖에 기회를 안 주고 지금 전대를 하자고 하면 토사구팽 소리밖에 더 나오겠느냐”며 “현재 비대위 체제를 올 연말까지 연장하고, 그 기간 동안 김 대표의 리더십을 평가한 뒤 전대를 해도 늦지 않다”며 김종인 체제를 두둔했다.

김종인 대표도 문재인 전 대표와의 불편한 관계를 떨쳐내고 당내 독자적 세력을 만들기 위해선 자신의 집권 구상을 관철시킬 당 대표가 필요하다. 여기서 김진표가 김종인 대표와 연합하면 상당한 당내 세력을 얻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의 경제전문가 이미지도 더욱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에게 예상되는 위협요인은 당내 거세게 불고 있는 세대교체 바람이다. 이미 원내대표가 50대에서 뽑혔다. 또한 김종인 대표와 연합하지 않고서는 자신의 독자적 세력을 형성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김진표는 경기도를 핵심 지역기반으로 하겠지만 전국적인 지명도는 다른 후보와 비교해 낮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박영선, 대중성 있는 여성 지도자


박영선 의원은 4월 18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당에서 그런 요청이 온다면 고민해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며 적극적인 출마의지는 아니지만 피하진 않겠다는 도전 의사를 보였다. 그는 서울 구로 4선의원으로 가장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는 여성 지도자다. 역시 그의 강점은 MBC앵커 출신답게 폭넓은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이다. 그가 거리에 나가면 마치 연예인 수준의 환영을 받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2014년 원내대표와 당 대표 격인 비대위원장을 맡으면서 당내 지도자급 인사로 급부상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당내 강경파들의 공격으로 불명예스럽게 물러난 점은 아쉬운 평가가 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지도자로서의 뚝심은 강경파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원칙을 굽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또 다른 평가를 받기도 한다.

또한 박 의원은 자신의 브랜드를 명확히 갖고 있는 몇 안 되는 정치인 중 하나다. 그는 여야를 넘어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검찰 개혁’에 관해서는 가장 돋보이는 정치인이다. 더민주가 총선에서 ‘경제가 답이다’라는 슬로건으로 경제정당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웠듯이 2017년 대선에도 ‘경제’ 이슈가 전면화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그의 경제 브랜드는 차기 대선을 지휘하는 데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의 약점은 최근 그를 둘러싸고 있는 두 가지 오해다. 하나는 2014년 비대위원장 시절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싸고 강경파의 무책임한 공격에 상처입은 것이며, 다른 하나는 4.13총선에서 그의 ‘공천 개입설’이다. 박영선은 기회가 되면 해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 한 발 물러나 있지만 이 같은 오해들은 그의 당권 행보를 방해할 수 있다. 박영선이 이번 당권에 도전하려면 이와 같은 오해를 신속히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그에게도 기회요인은 있다. 박영선은 끊임없이 두 가지를 주장해왔다. 하나는 새물결론이며 다른 하나는 야권통합론이다. 최근 한국 정치는 급격한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고 있다. 여당은 총선 패배로 김무성을 비롯한 대권주자들이 치명적인 상처를 입으면서 남경필, 원희룡 같은 신세대 지도자군이 급부상하고 있다.

야당 역시 국민의당은 안철수가 대표를 맡고 있으며 더민주 역시 50대의 우상호가 원내대표로 선출되었다. 더민주의 당 대표 후보군도 50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새로운 정치, 세대교체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것이다. 또한 야권은 2017년에 가까워 질수록 ‘야권통합론’이 다양한 방식으로 봇물을 이룰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정치 상황은 박영선의 ‘새물결론과 야권통합론’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에게 위협요인은 역시 자신에게 있다. 전술한 그의 약점으로 명확히 해명되지 않은 오해가 계속 따라 다니고 있다는 점. 그것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또 다시 그를 괴롭힐 가능성이 높다. 전당대회는 당권주자 간의 치열한 전쟁이며 전사의 속살을 드러내는 험난한 경쟁이다. 따라서 그를 둘러싼 오해가 해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2, 제3의 공격이 가해질 경우 더 큰 오해를 만들 수 있다. 이 기회에 신속히 해소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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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일 언론인>


 
 

일요서울 및 서울21 편집위원

정치여론연구소(조원C&I) 소장

노무현대통령 청와대 정무행정관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부본부장

경희대학교 신문방송학과(석사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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